골든 레코드 개발일지 #2 플레이 방식
안녕하세요. 후추게임스튜디오 김서하입니다. 첫 번째 개발일지를 쓰고나서 다시 보니, 두서없이 게임만 보여드리고 정작 어떤 게임인지 어떤 플레이를 하게 될지에 대한 내용이 많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다른 주제를 다루기 전에 저희 게임의 메커니즘과 플레이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상황
골든 레코드 리트리버에서 한 게임이라 부를 수 있는 단위는 골든 레코드 하나를 회수하기까지로 임무라고 불립니다. 플레이어는 레코드가 떨어져 문제를 일으킨 행성에 대해 브리핑을 받고 출발해 동료들을 모아 레코드를 회수해야 합니다.
여러 행성을 거쳐 가며 동료를 영입하고 장비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여러 사고에 휘말리는데 이것을 “상황”이라고 부릅니다. 다른 로그라이크 게임에서의 전투 한번, 방 하나에 해당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각각의 상황에는 해당 상황을 빠져나가는 방법이 하나 이상 있습니다. 마치 고전적인 머드 게임처럼 플레이어는 각각의 상황에서 가능한 행동들을 선택하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다만 해당 행동들을 실제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행동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게 저희 게임의 핵심 메커니즘입니다.
요구 조건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기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은 동료 주사위를 판에 던져 오오라를 생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위의 퀘스트는 빨간 오오라와 파란 오오라를 가로로 배치하고 초록 오오라를 아래에 배치하는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오오라를 만드는 다양한 동료를 조합해 해당 조건을 충족시켜야지만 해당 선택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저희는 이것을 퍼즐 푸는 엔진 만들기라고 부릅니다. 플레이어가 팀을 어떻게 꾸렸느냐에 따라 각각의 선택지의 난이도는 다르게 느껴질 것이고 이가 스토리와 엮여 특유의 경험을 만들기를 바랍니다. 예를 들면 랜덤성이 강하고 밸류가 높은 팀을 꾸리면 어려운 요구사항을 쉽게 달성할 수 있겠지만 함정(달성하면 안 되는 퀘스트)들을 피하기가 어려워지고 스토리적으로도 강행 돌파하다 사고 치는 선택지들 위주로 진행되게 됩니다.
동료
플레이어는 동료 주사위를 보드에 굴려 오오라를 만들어냅니다. 어떤 동료는 다른 동료들보다 오오라를 많이 만들어내는데 특화되어 있으며 어떤 동료는 원하지 않는 오오라의 색을 바꾸거나 다른 주사위의 위치를 바꾸는 등의 효과가 있고 있기도 합니다.
덱빌딩게임에서 카드가 덱을 구성하듯 GRR에서는 동료로 팀을 구성합니다. 동료들 간의 시너지를 잘 고려해야지만 성공적인 팀을 꾸릴 수 있습니다. 다른 동료를 밀어낼 수 있는 동료가 있다면 이동 시 오오라를 복사하는 동료와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복귀하는 주사위가 있다면 다른 주사위가 구른 만큼 오오라를 생산하는 동료와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빌딩 컴포넌트가 동료이기에 FTL스러운 선택지 시스템도 일부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특정 종족의 동료가 있어야 발생하는 선택지 등 동료 구성과 상호작용하는 요소들은 초심자에게는 소소한 즐거움을 숙련자에게는 또 하나의 전략적 선택이 되어주기를 기대합니다.
임무
다시 돌아와 결국 이 게임은 골든 레코드를 회수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우주를 여행하며 골든 레코드를 회수하기 위해 노드 기반의 맵을 진행하며 로그라이크 형식의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플레이어는 매번 새로운 팀을 꾸리기 위해 총 20개의 행성을 이동하며 여러 액션 중 하나를 수행합니다. 이는 상점과 동료 영입, 그리고 행성 주민들이 하는 소소한 부탁하는 일거리들을 포함합니다.
저희는 절차적인 맵생성을 하는 대신 거대한 우주를 고정해두고 경로만 생성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는 레거시 보드게임스러운 요소를 구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플레이어가 행성에서 겪었던 상황들은 행성에 기록이 되고 매 임무가 끝날 때마다 우주는 초기화되는 대신 나아갑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조금 더 다루고 싶은 주제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